2024년 석유 가스시장 핵심 변수 급증하는 신재생 에너지 발전 전기차 보급 속도 빨라질까
미국 에너지정보청(EIA)는 올해 원유 가격이 평균 83달러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주 로이터 통신 설문조사에서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유가를 평균 약 80달러로 내다봤다. 어느 쪽이든 70달러대 초반(서부텍사스원유 기준)인 지금보다는 오른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의 예상을 빗나가게 할 수 있는 주요 변수를 살펴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해 유가의 향방을 좌우할 에너지 시장의 변수로 신재생에너지 발전과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 등을 꼽았다. 전기차 보급 속도 역시 유가의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리 상승으로 인한 역풍에도 불구하고 신재생에너지 발전은 2024년에도 계속해서 역대 최고 증가폭 기록을 경신할 전망이다. 미국에선 이미 2022년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 등 탈탄소 발전 비중이 전체의 40%를 넘어섰다. 지난달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에서 중동 산유국과 서방 에너지 기업들이 화석연료를 ‘단계적으로 퇴출한다(phased out)’는 문구를 합의안에서 빼는 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에너지 전환의 큰 흐름은 지속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태양광발전 단지 / 사진=AFP
꿋꿋하게 늘어나는 신재생 에너지 인프라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건설은 계속해서 신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에서 460GW 이상의 신재생에너지 설비가 신설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재생에너지 업계는 높은 차입 비용, 원자재 가격 상승, 인허가 문제로 인해 타격을 입고 있음에도 기존 인프라 프로젝트들이 속속 완공되기 때문이다.
태양광 인프라는 가장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올해만 중국이 200GW 내외의 신규 설비를 구축했고, 유럽은 58GW를 추가했다. 정확한 집계치가 나오지 않았지만, 올해 태양광 설치 용량이 수력발전 규모를 넘어설지 모른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실제 발전량은 24시간 돌아가는 수력 발전이 더 많다) 올해는 태양광 신규 설비 규모가 작년보다 7%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신규 에너지 인프라 가운데 55%가 중국에 설치될 예정이다. 중국은 에너지 안보를 위해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는 정책을 시행 중이다. 최근 일부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재검토에 들어갔으나 기존에 건설 중이거나 건설이 마무리 단계인 풍력 발전 단지가 올해 잇따라 가동된다. 미국에선 뉴욕시 인근 해상의 132MW 규모 사우스 포크 윈드가 조만간 운영을 시작하며, 메사추세츠주 해안에선 빈야드윈드 풍력발전 단지가 건설 중이다. 해상 풍력은 수주에서 완공까지 7∼8년이 걸리고, 조 단위 사업비가 든다. 영국 석유기업 BP와 덴마크 풍력기업 오스테드, 노르웨이 에너지 기업 에퀴노르 등이 줄줄이 해상 풍력 발전 프로젝트로 인해 손실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장기적으로 육상·해상 풍력 발전이 한동안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